이혼시재산분할을 준비하다 보면 평소에 볼 일이 없던 서류가 한꺼번에 쌓입니다.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 법원에서 받은 상대방의 재산목록, 몇 년 치 은행 거래내역 같은 것들입니다. 서류는 많은데 어디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면 중요한 단서를 지나치기 쉽습니다. 이 글은 세 가지 서류를 하나씩 읽는 요령과, 서로 맞대어 읽을 때 보이는 것들을 정리합니다.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 세 칸으로 나눠 읽기
등기사항증명서는 누구든지 수수료를 내고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부동산등기법 제19조). 등기기록은 세 칸으로 짜여 있습니다. 맨 앞 표제부에는 부동산 자체의 표시가, 갑구에는 소유권과 관련된 기록이, 을구에는 저당권처럼 소유권이 아닌 권리가 올라갑니다(제15조 제2항). 이 세 칸을 순서대로 읽으면 됩니다.
표제부에서는 주소와 면적이 내가 알고 있는 그 부동산이 맞는지만 확인합니다. 핵심은 갑구입니다. 갑구에는 누가 언제 어떤 원인으로 소유권을 얻었는지가 순서대로 적혀 있습니다. 등기 원인이 매매인지, 상속이나 증여인지를 눈여겨보세요. 혼인 중 한쪽이 상속이나 증여로 얻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그 사람의 특유재산이어서(민법 제830조 제1항) 분할에서 다르게 다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명의라면 각자의 지분도 갑구에 적혀 있고, 가압류나 가처분이 되어 있다면 그 기록도 갑구에서 보입니다.
을구에는 근저당권이나 전세권 같은 권리가 적힙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근저당권에 적힌 금액은 그 담보로 보장받는 채무의 한도이지, 지금 남아 있는 대출 잔액이 아닙니다. 근저당은 담보할 채무의 한도만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로 미뤄 두는 담보이기 때문입니다(민법 제357조 제1항). 실제 잔액은 금융기관의 잔액 확인서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발급일을 확인하세요. 등기사항증명서는 발급한 날의 기록을 보여 주므로, 처분이 의심된다면 날짜를 달리해 다시 발급받아 바뀐 부분이 있는지 비교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법원에 제출된 재산목록: 맨 앞보다 '최근 2년'을 먼저
재산분할 사건에서 가정법원이 재산명시를 명하면 상대방은 재산목록을 냅니다. 이 목록을 받았을 때 현재 재산 부분보다 먼저 읽을 곳이 있습니다. 재산명시명령을 받기 전 2년 사이에 부동산을 넘긴 일이 있는지, 그리고 같은 2년 동안 가족 등에게 넘긴 등기·등록 대상 재산이 있는지를 밝히는 칸입니다(가사소송규칙 제95조의4 제1항). 처분이 있었다면 받은 사람과 거래 내역이 함께 적혀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금액이 어떤 기준으로 적혔는지 봅니다. 목록의 가액은 원칙적으로 작성 당시의 시장가격을 따르고, 시장가격을 알기 어려우면 취득가액을 따르며, 유가증권은 액면금액이나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적습니다(같은 조 제5항). 내가 가진 자료의 금액과 다르다면 먼저 기준 날짜와 평가 방법이 다른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편이 차분한 접근입니다. 제3자 명의로 명의신탁된 재산은 명의자와 주소를 표시해 적게 되어 있으니 그 표시가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목록에 빚이 적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명령을 받은 사람은 일정 금액 이상의 금전채무나 앞으로 정기적으로 나갈 비용을 목록에 적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같은 조 제4항). 재산명시 절차 자체는 재산명시와 재산조회 문서에서 다뤘습니다.
은행 거래내역과 잔액 자료: 흐름과 시점을 나눠 보기
금융 자료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로 나눠 읽습니다. 잔액 확인서는 특정한 날 하루의 잔액을 보여 주는 사진 같은 서류이고, 거래내역서는 일정 기간의 돈의 흐름을 보여 주는 영상 같은 서류입니다. 이혼시재산분할에서는 둘 다 필요합니다. 기준이 되는 날의 금액은 잔액 확인서로, 그 금액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거래내역서로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거래내역서를 읽을 때는 거래일, 적요, 입금과 출금, 잔액, 상대 계좌 정보를 한 줄씩 따라가며 다음과 같은 것에 표시를 해 둡니다.
- 큰 금액이 한 번에 빠져나간 날과 그 돈이 간 곳
- 같은 계좌로 반복해서 옮겨진 돈
- 대출이 실행된 날과 그 직후의 지출
- 기준이 될 수 있는 날짜 직전의 눈에 띄는 이동
다만 돈이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 숨겼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생활비, 자녀 교육비, 대출 상환처럼 설명이 가능한 이동도 많습니다. 표시해 둔 항목은 "설명이 필요한 거래"로 분류해 두고, 상대방의 설명을 들을 기회를 남겨 두는 편이 결과적으로 대화를 덜 거칠게 만듭니다.
세 서류를 맞대어 읽으면 보이는 것
세 서류의 진가는 함께 놓을 때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의 갑구에 적힌 취득 날짜를 기준으로, 그 무렵 거래내역에서 계약금과 잔금이 어느 계좌에서 나갔는지, 을구의 근저당 설정일과 대출 실행일이 맞는지를 맞춰 보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그 아파트를 마련한 돈이 혼인 전 재산에서 나왔는지, 두 사람의 소득으로 모은 것인지, 대출로 마련했는지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가 곧 이혼시재산분할에서 기여와 특유재산 여부를 설명하는 근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 명의 아파트의 등기사항증명서를 제가 떼어도 되나요?
A. 부동산등기법은 누구든지 수수료를 내고 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주소를 알고 있다면 직접 발급받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거래내역서는 몇 년 치를 준비해야 하나요?
A. 정해진 기간이 있는 것은 아니고, 설명이 필요한 재산이 언제 생겼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주요 재산의 취득 시기와 대출 실행 시기를 먼저 확인한 뒤 그 앞뒤 기간을 중심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정리
등기사항증명서는 갑구와 을구를 나눠 읽고, 재산목록은 최근 2년의 처분부터, 금융 자료는 시점과 흐름을 나눠 읽는 것이 요령입니다. 세 서류를 맞대어 하나의 이야기로 엮으면 숫자 뒤의 사정이 보입니다. 이혼시재산분할의 다른 질문은 안내 첫 화면에서 확인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부동산등기법 제15조 제2항·제19조, 민법 제357조 제1항(근저당)·제830조 제1항, 가사소송법 제48조의2, 가사소송규칙 제95조의4 — 국가법령정보센터·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이혼 › 재산명시 및 재산조회제도, 2026-09-30 기준) 2026-10-20 확인